안녕하세요. 캣츠비의 지식공부방입니다.

 

미국 시각으로 1월 3일 오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호세 지방법원에서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기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배심원단은 그녀에게 적용된 11개의 혐의 중 금융사기 공모 1건과 투자자에 대한 사기혐의 3건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는데요, 이 평결을 토대로 지방법원 판사는 최종 형량을 곧 선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때 여자 "스티브 잡스", 실리콘벨리의 총아로 떠오른 엘리자베스 홈즈가 어떻게 사기 혐의를 받게 되었는지,테라노스 사건을 되집어보고자 합니다.

 

테라노스社는 실리콘벨리에 자리잡은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간단한 채혈만으로 약 250가지에 이르는 검사를 할 수 있는 질병진단 키트를 개발한 회사였습니다.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월그린(Walgreens)라는 미국 약국체인에서 이 에디슨 키트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혈액 검사는 정맥에서 피를 뽑은 다음 고가의 진단기를 통해 분석을 했는데, 숙련된 진단전문 의사와 고가의 장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혈액검사 비용은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의료보험이 없으면 간단한 혈액검사만 받으려고 해도 수백달러의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환자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테라노스가 개발한 에디슨 키트는 단돈 50달러와 며칠의 시간만 있으면 약 250가지에 달하는 항목을 진단할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획기적인 기술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기존의 의학기술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테라노스는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스탠포드대학을 중퇴하고 만 19세에 벤처기업을 창업한 미녀 CEO의 성공스토리와 결합하면서 테라노스는 그야 말로 실리콘벨리의 총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터틀넥 셔츠와 의상을 선택할 시간에 일을 더하겠다는 그녀의 태도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으며,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래리 엘리슨과 같은 거물 투자자들로부터 9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엘리자베스 홈즈와 테라노스에 매료된 사이 의학계에서는 그녀의 주장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혈액진단 기술로는 아무리 정교한 진단기기라도 순수한 혈액을 체취해야 하기에 주사를 통한 혈액 체취가 필요했지만, 손끝의 모세혈관에서 체취한 소량의 혈액으로 병을 진단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웠기 대문입니다.

 

더구나 엘리자베스 홈즈는 에디슨 키트의 유효성을 입증할 논문을 하나도 발표하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기술 설명을 생략하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해야만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의학계가 의구심을 가지자 그녀는 에디슨키트의 기술은 회사의 극비문서로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으며, 그사이 테라노스의 주가는 수직상승하여 한때 테라노스의 시가총액은 90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의학계가 우려했던 사안은 현실이되었습니다. 

2015년 말, 엘리자베스 홈즈의 한 인터뷰 내용에 의문을 가진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 존 커레이루는 테라노스를 취재하기 시작했고 전 직원과 내부고발자로부터 충격적인 에디슨 키트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을 입수하게 되었으며,

테라노스와 홈즈는 에디슨 키트가 약 250가지에 달하는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0여가지에 지나지 않았고 이마저도 기존의 진단기술로 매우 저렴한 비용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나머지 질병진단은 테라노스 본사에 다른 기업의 고가 진단기기를 가져다놓고 진단한 다음 마치 에디슨 키트가 진단한것 처럼 서류를 꾸며 고객에게 제공했다고 합니다.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가 자랑한 진단기술은 모두 허구였으며. 회사와 그녀가 가진 이미지는 빠르게 쌓아온 것과 같이 단번에 무너졌습니다. 월그린을 비롯한 대형 유통체인은 테라노스와의 계약을 파기했으며. 2016년 테라노스는 나스닥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1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자금은 공중분해되었으며, 얼마 남지 않은 회사의 현금만이 채권자들에게 배당되었습니다.

실제로 루퍼트 머독은 테라노스 관련 투자로만 약 1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엘리자베스 홈즈였을까?

실리콘벨리가 엘리자베스와 테라노스에 열광한 이유는 많습니다.

여러 주장 중 가장 설득력있는 원인은 항상 새로운 스타 탄생에 목마른 실리콘벨리의 구조입니다.

 

실리콘벨리와 투자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스타를 원했습니다. 

항상 터틀넥 셔츠만 고집하는 스티브 잡스가 그랬으며,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 페이지는 미국 백인내에서도 비주류에 속하는 동유럽계 유대인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또한 유대인 출신에 항상 청바지와 검은색 티셔츠만을 고집하는 괴짜로 컴퓨터만 할 것같은 사내의 이미지 입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홈즈는 조금 달랐습니다. 우선 그녀는 전통적인 비유대계 백인으로 준수한 외모를 갖춘 여성 CEO였습니다. 남성이 주도하는 실리콘벨리에서 너드한 이미지가 아닌 깔끔한 이미지를 가진 미모의 백인 여성이 실리콘 벨리에서 주류로 떠오르고자 했으니 모두가 열광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엘리자베스 홈즈 스스로가 이미지 메이킹에 강한 점도 작용했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채혈을 너무 무서워해서 누구나 주사를 통한 채혈 없이도 병을 진단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으며, 왜 검은색 터틀넥 셔츠만 입냐는 언론의 지문에는 옷차림 따위에 고민하는 시간에 연구개발을 더 하고 싶어서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벨리에서 비주류로 취급받던 백인 여성CEO에 연구에만 집중하는 쿨한 이미지 등, 이야기가 될 요소가 갖춰지자 이번에는 언론이 달려들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홈즈를 IT 시대의 새로운 여성상으로 만들어버렸고 심지어 포스트 잡스로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그녀의 인기를 발판삼아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정제계 인사와의 교류는 그녀를 실리콘 벨리의 새로운 셀럽으로 만들어주게 된 것입니다.

 

기술 본연보다는 외형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던 실리콘 벨리의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허구에 당한 셈이 된 것입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엘리자베스 홈즈도, 수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실리콘벨리의 대형 투자자도 아닌 에디슨 키트의 진단을 믿고 질병을 적기에 확인하지 못한 일반 시민들과 소액 투자자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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